Quantcast
Channel: 워싱턴메시야장로교회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1287

치명적인 중독에서 치유가 필요한 목사/ 박영돈 목사

$
0
0

치명적인 중독에서 치유가 필요한 목사


  우리 안에 강렬한 욕구 중에 하나가 인정욕구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 쫓기며 살아왔다. 이 치열한 경쟁사회가 우리 안에 이런 심리와 욕구를 더 부추겨 왔던 것이다. 


인정욕구는 우리 안에 과도한 경쟁심과 성취지향적인 성향을 자극한다. 그래서 우리는 남보다 더 앞서고 더 많이 소유하며 더 성취해서 내가 실력 있고 중요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아야 살맛나게 되는 것이다. 그제야 우리는 삶의 희열을 만끽한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이 내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우리는 거기에 목을 매고 사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마치 인정중독자처럼 사람들의 인정과 박수갈채를 그토록 목말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배후에는 인정욕구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향해 “날 좀 봐 주소”하는 애절한 눈빛과 손짓을 보내며 사람들의 환심과 인정을 사려한다. 아마 인정중독이 약물중독보다 더 강한 중독일 것이다. 


신앙으로 이 중독이 치유되기보다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외식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신앙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이 중독으로부터 치유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 나와 같은 목사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목사는 교인들의 인정을 먹고사는 존재이다. 교인들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을수록 목사의 명예와 주가는 그만큼 올라간다. 훌륭한 목사인가 아닌가, 성공한 목사인가 아니면 실패한 목사인가가 그들의 평가에 달렸다. 그러기에 주의 일을 하면서도 교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그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들을 수 있는 가면과 외양을 만들어내느라 쉼이 없다. 


  간혹 나 자신이 그런 중독자가 아니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은혜가 없는데 은혜가 있는 목사처럼 자신을 꾸며내는데 무의식적으로 무진 애를 쓰며 사는 것 같다. 괜찮은 목사, 솔직하고 의식이 있는 목사처럼 보이도록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기에 여념이 없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가식의 짐이 점점 무겁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좀 쉼을 얻고 싶다. 

 

  인정욕구 자체는 하나님이 주신 정당한 욕구이다. 인간은 원래 하나님의 영광과 인정을 추구하는 존재로 지음 받았다.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만을 추구할 때 가장 존귀하고 영광스러운 존재가 된다.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강렬한 인정욕구가 없는 이는 하나님을 결코 바르게 섬길 수 없다. 


경건의 핵심은 인정욕구라고 할 수 있다. 숭고하고 거룩한 영광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이는 그보다 훨씬 더 저급하고 부끄러운 영광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늘의 영광에 대한 비전에 눈멀고 그 영광에 대한 사모함을 잃어버렸기에 이 땅의 헛된 명예와 영광에 껄떡거리는 비루하고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어떤 목사가 모 기독교단체에 회장에 되기 위해 거액의 선거 자금을 뿌렸다고 해서 물의를 빚었다. 여러 교단의 총회장 선거에도 이런 추태들이 비일비재하다. 세상 사람들보다 목사들이 헛된 명예를 구하는 모습이 훨씬 더 저질스럽고 추악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문제는 명예욕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진정한 명예욕이 없는 것이다. 명예와 영광을 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저급한 영광을 쫓는데 있다. 자신들을 진정으로 영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을 한없이 욕되게 하는 부끄러운 영광을 쫓는 것이 문제이다. 


하나님의 탁월한 영광을 배설물 같은 세상의 영광을 위해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것은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아넘긴 에서의 행동보다 훨씬 더 망령된 짓이다. 


  이것은 다만 정신 나간 몇몇 목사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한국교회가 세속화된 심층적인 요인은 우리 교회 지도자들의 인정욕구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추진력을 잃고 이 땅으로 추락한 데 있다고 본다. 


하나님의 영광을 갈망하며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목회를 추구함보다 거룩한 명분으로 포장된 목사의 육신의 소욕, 즉 종교적인 야망에 사로잡혀 이 땅에서의 성공과 영광을 쫓다보니 주님의 교회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인정중독이 성령 안에서 치유되어야 한다. 


성령은 종말의 영이다. 현세지향적인 목회비전과 성공을 이루기 위해 마구 끌어당겨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은사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마음을 이 땅의 영광에서는 멀어지고 하늘의 영광과 비전에 강하게 끌리게 하는 종말론적인 추진력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령에 사로잡히면 우리의 인정욕구가 강렬한 내세지향성을 회복하게 된다. 성령께서 우리의 어두운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비쳐주심으로 우리 마음이 그 탁월한 영광에 매료되면, 이 땅에서 비록 무명할지라도 하나님이 알아주심으로 만족하고 기뻐하며 세상적 기준으로 실패한 것 같을지라도 하나님 나라에서 충성된 종으로 평가받기를 추구하게 된다.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서야 철이 드는지 이런 은혜를 사모하게 된다.


박영돈 목사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1287

Latest Images

Trending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