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탈을 쓴 이데올로기 | ||||||||||||
'은혜만 된다면'… 우상을 넘어 정직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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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에도 저는 월레스 장군에 대해 다른 목사님들의 설교에서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요한복음 강해를 준비하다 보니 그 분의 얘기가 적절한 예화가 될 것 같아서 자세히 찾아본 것입니다. 월레스 장군의 이야기는 여러 버전이 있지만 목사님들이 설교 시간에 즐겨 사용하는 내용은 이것입니다. 미국 남부에 월레스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그는 철저한 무신론자였다. 언젠가 그는 유명한 무신론자 잉거솔(Robert G. Ingersoll)을 만났는데 그는 월레스에게 기독교의 가르침은 다 거짓말이고 쓸 데 없는 것이며, 기독교는 믿을 수 없는 거짓 종교임을 증명하는 책을 쓰면 대단한 베스트 셀러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웰레스는 성경의 허구성을 철저하게 파헤쳐서 성경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거짓임을 밝히고, 인류를 신에게서 해방시키기로 작정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기독교의 기초가 되는 성경을 자세히 읽어서 거짓된 내용을 찾아내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읽어가는 가운데 성경 속에서 거짓을 발견하기는커녕 도리어 성경에서 놀라운 진리를 발견했다. 성경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그는 마음속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으며, 마침내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났다. 그가 예수를 부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의 양심은 "아니야, 그렇지 않아.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고, 성경은 진리야!"라고 부르짖는 것 같았다. 결국 월레스는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 말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짖었다. 기독교를 파괴할 목적으로 2년 동안 열심히 자료를 찾으며 연구하던 그는 끝내 하나님께 회개하고 돌아온 것이다. 기독교를 비판하려고 들었던 펜을 꺾고 그는 만인의 심금을 울리며 많은 사람을 예수께로 인도한 불후의 명작 ‘벤허’를 썼다. 정말 설교에 사용하기는 너무나 좋은 예화지요. 특히 성경은 믿을만한가를 의심하는 사람들, 성경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감동적인 얘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월레스에 대해 조사하면서 그 동안 설교 예화로 그렇게 많이 인용되던 위 얘기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월레스는 ‘벤허’의 원저자일 뿐 아니라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장군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에 관한 많은 자료들이 남아있습니다. 문헌들에 의하면 그는 처음부터 무신론자도, 반기독교적 성향의 인사도 아니었습니다. 열정적인 신앙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일평생 감리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성경 얘기를 들으면서 자랐고, ‘벤허’를 쓰기 전에도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까지 가는 얘기를 소설로 쓰기도 했습니다. 자서전 ‘나는 어떻게 벤허를 썼는가’와 1899년에 발표한 ‘첫 성탄’ (The First Christmas) 서문에서 그는 ‘벤허’에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당시 세계의 종교적, 정치적 상황들”(religious and political conditions of the world at the time of the coming)을 그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글을 쓰면서 “하나님과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a conviction amounting to absolute belief in God and the divinity of Christ)을 갖게 되었지만 원래 기독교를 파괴하기 위하여, 혹은 성경을 부정하기 위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가 결국에는 ‘벤허’를 썼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양승훈 /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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