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그를 활로 쏴 죽이겠다"
물에 빠져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죽음을 의식하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경험이 아니면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에 빠졌던 경험이 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물에 가기를 꺼려한다. 내가 경험한 교통사고 또 기적이라고 말하는 큰 수술, 의사도 포기했던 절망의 상황에서도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지 못한다. 의식이 돌아 온 뒤에야 내가 죽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주님은 죄인 된 우리에게도 죽음의 공포가 어떤 것이지 경험하게 하셨다
"선교사가 떨어지면 당신이 안고 먼저 떨어지세요! 그래 알았어.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해!" 절규하듯 말하는 제자 이내와 아내 쥬니의 대화는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다. 한번도 백인이 들어가지 않았던 구사라는 마을을 방문할 때 아내 이민아 선교사가 산사태로 강이 흐르는 20여m 절벽에 매달려 목 놓아 울 때 제자 이내 부부의 애절한 대화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 부족을 찾아 갈 때 30여m 강 위에 놓인 외줄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고 폭우로 인해 미끄러워 걸을 수 없었다. 두려움 때문에 온 몸을 두 손과 팔의 힘으로 지탱하며 얼마나 밧줄을 꽉 잡고 문지르며 건넜는지 손에서 피가 흐르는 줄도 몰랐던 때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게 하셨다.
우리 경험으로는 극한 공포와 두려움을 만나면 주님을 찾을 능력도, 기도할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산사태 지역을 건넌 후, 좌우로 흔들리는 줄다리를 건넌 후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할 수 있었다. 죽음의 공포는 경험하지 않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나는 그런 죄인이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게 하셨으며 그 경험은 부족 형제들의 생각과 삶을 알고 복음을 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살아계신 아버지 하나님! 이 죄인에게도 공의의 하나님을 만나는 축복을 허락하시옵소서. 말씀 앞에서 두려워하기를 소망하나이다. 말씀을 관념 속에 제한하고 있는 죄를 용서하옵소서! 부족 형제들을 바라보며 내가 얼마나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뜻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하시고 자복하게 하셨다.
죽음의 공포에 두려워하는 부족 형제들에게 구약의 말씀 속에서 계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연대기적이며 구속사적으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신 것을 가르쳤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을 가르칠 때 그들은 기뻐하며 기대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셨다고 전했을 때 모두 분노하며 마치 자신들의 부모가 죽은 것같이 울기도 하며 침울해했다.
한 청년이 분노한 얼굴을 하고 찾아와 "누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죽였는가? 내가 활로 쏘아 죽여 버리겠다"고 하며 슬픔과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무엇이 참된 진리인지도 분별하기 힘든 혼동된 일이 일어나도 옳고 틀림을 분별하지 못하며 의의 분노를 상실한 세상에서 한 부족 청년의 분노를 바라보며 오늘도 나의 죄로 인하여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죽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죄인임을 자복한다.
주님께서 무덤에서 사흘 만에 부활하셨음을 가르치자 모든 형제들이 흥분하며 기뻐했다. 기뻐하는 그들에게 "여러분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십자가에서 여러분의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습니까? 만약에 믿는다면 여러분이 죄로 받아야 할 심판과 형벌은 용서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애에 한 번도 죄를 범하지 않은 것처럼 깨끗해졌습니다"라고 전하자 서로 일어나 기뻐하며 간증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악령에 속아 머리를 땅에 대고 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땅에 머리를 대고 잘 수 있습니다. 두렵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나의 죄를 용서하셨으며 나에게 악령에게서 자유함을 주셨습니다"라며 청년은 머리를 땅에 대고 잠을 잔다. 얼마를 두려움에 살았을까?
부족 남자는 절대로 여자를 돕지 않는다. 몇 명의 여자를 데리고 있어도 절대로 가정을 이루고 돌보지 않던 남자들이 가정을 세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정이 믿음의 중심임을 알게 된다. 부부가 서로 손을 잡고 우리 집에 내려와 사랑을 표현한다. 아내의 무릎에 누워있으면 아내는 남편의 머리에 이를 잡아준다. 이런 모습은 결코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절대로 협력하며 일하지 않던 그들이 서로 도우며 일을 한다.
마약을 하고 악령을 믿고 두려워하며 악한 풍습을 따르던 형제들이 구원받고 자유함을 얻고 기뻐한다. 사람을 몰래 죽이던 르브세계 제도 때문에 언제나 두려워하던 부족 형제들이 두려움에서 자유함을 누리고 기뻐한다. 여자들이 들어가지 못하던 남자의 집은 점점 권위를 잃어가고 축소되어간다. 새의 영을 흉내내며 피리를 분다. 여자들이 새의 영의 소리가 아니라 남자들이 피리를 분다는 사실을 알거나 누설하면 목을 졸라 죽이던 풍습도 점점 머리를 숙인다. 변화되는 형제들을 바라보며 살아계신 하나님, 십자가의 보혈의 능력을 본다.
"오데바나! 네게 미히게 나가이."(하얀 사람! 내가 너무 배가 고파 죽겠습니다) 어둑해지는 저녁에 정글에서 올라온 부족 청년이 배가 고프다는 말을 듣고 의심을 가졌다. 왜냐하면 정글에는 남의 밭들도 있고 언제나 먹을 것을 구하려면 쉽게 훔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청년이 말하기를 "정글에서 배가 고파 남의 밭에서 훔쳐 먹으려고 했는데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나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이 돼 그냥 올라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형제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죄악돼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때로는 나의 지식과 생각과 경험과 자라온 문화와 그 문화의 가치관과 윤리 도덕은 편견을 만들 뿐 복음을 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족의 형제들에게 훔친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기회가 있을 때 훔치지 못하는 것은 기회를 놓친 것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정글에서 배가 고파 남의 고구마를 훔쳐 먹는 것은 당연하며 아직까지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 일이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살아온 형제가 양심을 통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고 올라와 배가 고프다고 한다. 아버지,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이 형제를 축복하옵소서. 아멘.
● 문성 선교사
문성(60) 선교사는 아내 이민아 선교사와 함께 20년째 파푸아뉴기니 선교를 하고 있다. 지병 박리성 대동맥류 때문에 인공동맥을 차고 있다. 선교지 코라 부족은 식인을 할 정도로 원시적이다.